세계 무대에서 KAIST를 외치다, 구글 재직 동문 인터뷰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구글 서니베일 캠퍼스에서 찍은 기념사진. ‘김치’ 보다는 색다르게 ‘구글~’을 외치며 촬영. 좌측부터 채유진 동문, 김남훈 동문, 권운성 동문.

권운성  Google Chip Implementation & Infrastructure|신소재공학과 학사 94, 석사 99, 박사 01

김남훈  Google Chip Package Design Architect|전기및전자공학부 학사 95, 석사 99

채유진  Google Chip Hardware Engineer |전기및전자공학부 학사 12

 

Google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글로벌 다국적 기업. 유튜브, 지메일, 구글맵을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2018년 5월 기준, 전 세계 검색량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한국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구글 재직 동문들을 만나 4가지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양성, 나와 다른 사람을 포용하는 마음

“선배, 우리 뭐 먹을까요? 오늘 moffet place에 스테이크 나온다는데 거기로 가실까요?” 구글 써니베일 캠퍼스는 건물마다 양식, 일식, 분식 등 모두 다른 스타일의 레스토랑을 갖고 있어 매일 그날의 점심 메뉴를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옆 건물로 이동하기 위해 밖으로 나오니 수십 대의 푸드트럭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자연스럽게 ‘와 동양인이 이렇게 많네’라는 생각이 들어 한국인처럼 보이는 사람의 수를 세본다. 청바지, 민소매, 쪼리 등 복장도 모두 제각각이다.

“사실 이곳에서는 누가 한국인인지, 누가 동양인인지는 크게 중요치 않아요. 팀원의 출신은 물론이고, 직함과 성별도 걸림돌이 되지 않죠. 개인적인 친분이 있지 않다면, 누가 KAIST 출신인지 알기도 어려워요. 관심이 없기도 하고, 물어보는 것 자체가 실례가 되기 때문이죠.”

많은 사람이 지금의 실리콘밸리가 있기까지 ‘다양성’과 ‘포용성’을 핵심 가치로 꼽는다. 다양성과 포용성이 존재할 때 모든 사람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와 제품이 만들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공동체가 사람을 중심에 둬야 개인의 삶도 바뀔 수 있다는 문화가 깊이 실리콘밸리 전반에 뿌리내려 있다.

자율과 책임, 열정과 몰입으로 향하는 길

“여기는 3시부터 퇴근 시간대라서, 101번 고속도로를 타시려면 얼른 출발하셔야겠네요.”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들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오후 3시가 퇴근 시간이라니. 출퇴근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 실리콘밸리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외에도 구글 곳곳에는 자유로움이 묻어 있었다. 층마다 비밀의 공간이 있어 어딘가에 사원증을 갖다 대면 문이 돌아가면서 새로운 공간이 나온다. “2층에는 낮잠 자는 공간, 3층에는 마사지 체어, 4층엔 바(bar)도 있어요. 이 외에도 볼링장, 골프장을 포함해 모든 공간은 업무 시간에도 사용할 수 있죠.”

그리고 금요일 오후에는 ‘Happy Hour’라는 시간을 통해 동료들끼리 맥주를 마시며 자유롭게 어울리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누구나 부러워하는 구글의 자율 뒤에는 엄청난 책임과 냉정한 평가가 녹아 있다. 360도 다면평가를 하기 때 문에 동료들의 피드백을 피해갈 수 없고, 업무 성과에 대한 최종 책임은 본인이 진다.

“본인이 한 일에 대해 직접 써서 성과평가를 받아요. 내가 매니저를 평가하기도 하고, 동료들을 평가하기도 하죠.” 김남훈 동문이 설명하자 권운성 동문이 웃으며 “김남훈 동문이 제 고과를 평가해주는 사람 중의 한 명이기도 해요.”라고 말한다.

구글에서는 복잡한 상황에서의 창조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가장 중요시하며, 직원들은 팀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협업에 익숙해져야 한다. 더 좋은 인재를 뽑기 위해 최근 구글에서는 채용시에 ‘구글리니스(Googliness)’, 즉 얼마나 구글 문화와 잘 맞는지를 측정하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 자신들의 전통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이다.

네트워킹, 신뢰를 기반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사회

구글에는 어떻게 입사하게 되었는지 물었다.

“구글에 취업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누가 뭐래도 인턴이죠. 인턴을 했던 사람들. 그러니까 회사로부터 한 번이라도 검증을 받았던 사람들에게 기회를 먼저 주는 것 같아요.”

‘두드리면 열릴 것이라.’ 일단 몸으로 부딪쳐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입사 경로로는 추천(reference)이 많죠. 이미 재직하고 있는 동료들이나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은 신뢰할 수 있으니까 추천으로 입사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맞아요. 여기는 레퍼런스(reference)가 있어야 일단 채용 담당 매니저가 읽어보는 것 같아요. 그냥 지원하면 HR 담당 부서에서 다 걸러질 수도 있어요.”

채유진 동문은 Bay 문화를 느껴볼 수 있는 인근 대학(스탠퍼드, UC버클리, 산타크루즈, 산타바바라 등)으로 교환학생을 오는 것도 추천했다. 교환학생 기간 동안 만난 교수님과의 인연으로 실리콘밸리에 입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또한, 선배들은 링크드인(LinkedIn)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입 모아 말했다. “링크드인을 강력 추천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가고 싶은 분야에 진출한 분들을 링크드인으로 찾아내 무작정 메일로 연락했습니다. 불쑥 연락드려 죄송한 마음이었는데, 친절하게 전화도 해주시고 추천서도 써주시는 분들이 많았죠.”

“아 참. 영어에 너무 겁먹지 마세요. 매니저는 영어가 중요하지만, 엔지니어는 상대방 말을 이해하고 의사 표현만 가능하면 됩니다. 오히려 여기서는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을 보는 게 더 어려울 때도 있어요.”라며 영어 울렁증이 있는 후배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KAIST, 구글에서 만난 특별한 인연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KAIST라는 교집합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래도 회사 안에 동문이 많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힘이 되죠. 마치 홀로 도착한 낯선 여행지에서 고향 친구를 만난 느낌이랄까.”

같은 기억과 추억을 공유했던 사람들이 있고, 서로를 편하게 도와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했다. “일단, 학교에서 배우고 공부했던 분야를 지금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행복하죠. 사실 전공이란 것을 계속 유지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김남훈 동문과 권운성 동문이 입을 모았다. 졸업 후에도 전공을 살려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기반으로 아직도 활용하고 있는 자신들은 운이 억세게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또, KAIST의 무학과 제도도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성적에 따라 학과를 선택하는 게 아니고 중간에 바꿀 수도 있고, 원하는 학과는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이 좋아요.” 김남훈 동문은 실제로 학과 선택을 앞두고 전산학과와 전기및전자공학부가 고민되어 두 전공의 수업을 모두 들어봤다고 한다.

이번에는 만약 다시 학교생활을 하던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떤 공부를 더 하고 싶은지 물어봤다. “요즘도 학과 세미나가 있죠? 부지런히 학과 세미나를 들으러 다녔던 게 실무 적용에 큰 도움이 됐어요.” 권운성 동문이 말했다. 학교에서 좀 더 실용적인, 다시 말해 회사에 나와서 이게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 학교를 좀 더 오래 다니고 싶어요. 너무 급하게 졸업한 것 같아.” 채유진 동문은 웃으며 말했다.

모교의 인터뷰 요청에 응해준 이들 3명은 모두 한 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검색, 유튜브, 지메일 등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소화해야 하는 구글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하드웨어 칩을 개발한다. 이들이 근무하는 팀은 팀원 13명 중 무려 6명이 KAIST 출신이라고 한다. 특히 김남훈 동문과 채유진 동문은 지도교수와 연구실도 똑같다. 글로벌 다국적 기업 구글에서 만난 특별한 인연들은 국제무대에서 KAIST의 위상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했다.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해외 동문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25p_권운성-사진

권운성 동문

KAIST 신소재공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2005년부터 5년간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가 2010년부터 미국에서 DSI(Data Storage Institute), Xilinx를 거쳐 Google에서 Hardware Engineer로 재직 중이다.

김남훈 동문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에서 학사,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2007년 미국으로 건너와 Rambus, Silinx, Broadcom을 거쳐 현재 Google에서 Chip Package Design Architect로 재직 중이다.

채유진 동문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으로 유학와 UCLA에서 석사를 취득한다. 바로 Google에 입사해 Hardware Engineer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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