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World Cup 2018 개최의 주역, 김종환 교수를 만나다

2017년 국내대회로 열렸던 ‘AI World Cup’ 행사가 2018년에는 국제대회로 규모를 키워 8월 KAIST에서 개최되었다. 대회 종목은 온라인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인공지능 기술로 스스로 학습한 5명의 선수가 한 팀을 이뤄 상대팀 골대에 골을 넣어 득점하는 ▲AI 축구와 온라인 경기 영상을 분석하고 해설하는 ▲AI 경기 해설, 그리고 온라인 경기 결과를 기사로 작성하는 ▲AI 기자 등 모두 3개로 구성됐다.

김종환 공과대학 학장(AI World Cup 조직위원장)의 주관으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과 브라질, 이란, 중국, 대만, 프랑스, 인도 등 세계 12개국에서 총 24개 축구팀이 참가했다. 구글·미국 MIT,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KAIST를 비롯해 서울대 등 인공지능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국내·외 대학 및 연구기관 소속 참가자들이 출전하였다. KAIST는 AI 축구 종목에서 우승(AFC_WISRL)과 준우승(Team-Siit), AI 기자 종목에서 우승(SIIT-reporter) 팀을 배출해 내며 우리 인공지능 기술의 세계적 입지를 견고히 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AI 기술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는 이 시점, 흥미 유발과 교육·연구 환경 조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AI World Cup은 전 세계 210만명이 대회 홈페이지에 들어올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 대회를 성공적으로 주최한 김종환 공과대학 학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드라마 ‘카이스트’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졌던 기존의 로봇 축구와 ‘2018 AI Soccer’의 차이점에 대해 간략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1995년, 제가 창안한 기존의 로봇 축구는 참가자들이 실제 로봇을 만들었어야 했습니다. 그 다음에 전술을 직접 코딩해야 했지요. 반면에 AI Soccer는 주최 측인 우리가 제공하는 SW 시뮬레이터를 이용하여 참가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로봇을 만들지 않아도 되지요. 대신 기계학습을 통한 인공지능 기법을 활용합니다. AI 개체들이 스스로 학습을 진행하여 경기 상황에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합니다. 이 부분이 로봇 축구와 AI Soccer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AI World Cup을 국제대회로 기획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2016년 3월에 열렸던 Google Deepmind의 AlphaGo와 이세돌 프로 9단의 대국을 통하여 Google의 AI 기술이 큰 주목을 받았지요. 이에 우리도 우리 AI 기술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여겨 AI Soccer를 창안했고, 이를 국제대회로 만들기 위해 경기 규칙과 SW 플랫폼 및 학습용 전술 데모 소스 코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이 대회를 통해 우리 AI 기술을 국제적으로 알리기를 원했고 핵심적으로는 우리 학생들이 AI를 더 연구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지요.

한국이 주체가 되는 대회를 통해 우리 학생들이 어떤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나요?

우리 공대는 세계 15위입니다. 저는 이번 대회를 통하여 우리 학생들에게 더 큰 자신감과 도전 정신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우리 학교의 AI 기술력은 세계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싶었지요. 실제도 그러합니다. 이번 국제대회에서 우리 학생들이 이룬 성과를 보세요. 우승을 차지한 우리 학생들이 너무도 자랑스럽습니다. 우리 학생들도 이를 느끼고 이제는 리더의 자세로 창의적인 연구에 매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학생들과의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으셨다면?

우리가 채택한 시뮬레이터는 스위스 회사에서 개발한 것인데, 대회 프로그램 개발 중에 이 회사로부터 기술지원을 약속받았지요. 우리 학생들이 이 회사 연구원들과 함께 경기 플랫폼을 만들었는데 아무 문제 없이 대등하게 해결해나가는 것이 기억에 남아요. 우리 학생들이 국제기업과 함께 일하며 인턴십과 같은 유익한 경험이었다고 말하더군요. 우리 연구실 학생들의 헌신적인 준비과정 없이는 이런 국제대회를 개최할 수 없었겠지요. 수고한 연구실 학생들에게 언제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AI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AFC-WISRL팀’과 김종환 학장
학생들이 참가를 위해 밤낮으로 준비한 만큼 학장님 역시 개최를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으셨을 텐데 준비과정에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드셨나요?

이 대회를 통하여 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워낙 강렬하고 염원이 담긴 것이라 심적으로 매우 부담이 컸지요. 무엇보다도 AI 기술이 우리에게도 있다는 것을 세계인들에게 보이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마침 2017년 초에 이 대회를 후원하겠다는 기업이 있어 본격적으로 SW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 도중에 이 후원이 취소되어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지요. 그래도 우리 공대의 지원으로 2017년 12월에 1회 국내대회를 개최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우리 HW 및 SW 시스템의 안정성을 테스트해볼 수 있었지요. 이어 2018년 4월에 교내대회를 통해 한 번 더 시스템을 검증 후 세계대회를 8월에 개최할 수 있었지요. 보기에 따라서는 매우 단순한 과정이지만 사실 그 각 과정에는 불확실성이 많아 매우 어려웠지요. 하지만 함께 일한 조직위원회 교수님들과 공과대학교학팀 직원들의 헌신적인 지원 덕분에 첫 번째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게 되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과학계의 세계화’를 위해 끊임없는 열정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원동력이 어디서 나오시는지 궁금합니다.

항상 새로운 생각을 하려고 하지요. 1990년대 초반에는 정보화 사회와 함께 세계화 열풍이 불었지요. 이에 1995년에 우리 젊은이들에게 우리가 만든 무대에서 세계 젊은이와 함께 겨루며 어울릴 기회를 제공해주고 싶었지요. 이게 진정한 세계화라고 생각했어요. 1998년에는 올림픽 역도경기장에서 청소년 대상 강연을 노벨상 수상자에 이어 했는데 저는 같은 내용의 강연을 두 번 했어요. 아직도 강연장 밖에서 학생들이 줄 서고 기다리고 있다며 주최 측에서 한 번 더 해달라는 거예요. 질문 중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로봇 대회를 마련해달라는 것도 있었어요. 그 당시 어린이들에게서 그런 이메일을 받고 있었지요. 우리 어린이들이 대견해 보였어요. 그래서 그해 국제로봇올림피아드를 창안했고, 이제 올 12월에 제21회 국제대회가 태국에서 개최될 겁니다. 학술적으로는 1996년에 SEAL과 2014년에 RITA 국제학회도 창설했지요. 이제 좀 쉬려고 했는데 AI가 한 번 더 봉사하라고 부르는 것 같아 나서게 되었지요. 우리 학교 교수로서 시대적 사명감이라고도 생각해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AI 기술의 선도자로서 학생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사용자와 동반 성장하는 인공지능, 즉 우리 삶 속에서 우리와 함께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하는 인공지능의 수요가 크게 증대될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는 그동안의 발전상과는 다른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입니다. 이 변화는 우리 인류의 삶에 보다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고 새로운 산업을 만들 것입니다. 이에 발 빠른 대처를 하는 여러분이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도 이를 유념하고 AI 기술이 이끄는 이 혁신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길 바랍니다.

2018년 8월 22일 KAIST에서 열린 AI 월드컵 결선에서
‘AFC-WISRL팀’과 ‘Team-Siit팀’이 승부를 가리고 있다.
‘AI World Cup 국제대회’가 2019년 10월, 두 번째 막을 올립니다. 이 대회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시나요?

산·학·연, 그리고 대중을 모두 아우르는 ‘혁신기술을 공유하는 협력의 장’이 되길 바랍니다. ‘2018 AI Soccer’는 기계학습 기술을 축구라는 친숙한 대상에 접목한 것입니다. 사실 새로운 기술은 획기적일 수는 있어도 대중에게 빠르게 친숙해지기는 어렵지요. 따라서 AI Soccer는 신기술과 대중을 이어주는 교량이 되길 바랍니다. 2018년도 대회에 많은 호응을 보여주신 일반인 관람자만 보아도 신기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와 열정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AI World Cup과 함께 AI Premier League를 창설하여 이 리그 내에 클럽 팀을 운영하고자 합니다. 기회가 되면 이 리그를 프로화하여 교육과 연구 및 엔터테인먼트가 함께 가는 형태로 운영하고 싶습니다.

김종환 학장님의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제가 전에는 이미 은퇴하신 선배 교수님들을 보며 저도 60이 되면 연구를 줄여 “은퇴준비나 해야지”라는 편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나이가 되고 보니 요즘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제가 평생 축적한 지식과 경험 그리고 풍부한 국내외 인적 네트워크가 있는데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연구 활동을 줄인다는 건,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제 상상력이 살아 있을 때까지 더 일하고, 마지막까지 연구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제 개인적인 목표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받은 것이 참 많습니다. 덕분에 자랑스러운 우리 대학에서 천하의 인재들과 함께 지식도 쌓을 수 있었고, 풍부한 경험도 일궈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제가 사회에 돌려줄 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육자로서 후진 양성에 더욱 힘쓰고, 연구자로서 우리나라 기술발전에 기여하면서 제가 받아온 것보다 더 많이 우리 사회에 기여하고 봉사하는 것이 제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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