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35주년, 문득 기부를 결심하다.

– 연구진흥팀 이광숙 선임행정원

2018년 가을 어느 날 우연히 사무실에 도착한 책 한 권을 폈다.

‘Value Creator’ 2호. 페이지를 넘기다 우연히 최윤경 前 수리과학과 행정팀장의 기부 소식을 접했다. 그리고는 문득 잊고 있었던 ‘기부’에 대해 떠올렸다. 생각해보니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동안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사랑하는 아들, 딸이 생긴 것 모두 KAIST로부터 받은 다양한 혜택 덕이었다. 적은 금액이지만 기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연구진흥팀 이광숙 선임행정원은 2018년 9월13일 발전재단을 방문했다. 기부하려는 금액이 복잡해 직접 방문하였다고 설명했다. 마침 한 달 뒤면 근속연수 35년이 되어 이를 기념하고자 35만원을 시작으로 매년 1만원씩 증액하여 정년까지 기부하기로 했다. 그녀는 “넉넉하다면 ‘0’을 하나 더 붙이면 좋겠지만 ‘기부’란 ‘동참’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적은 금액이라도 기부하기로 했다”며 “기부를 통해 세계를 이끌어 갈 과학자들이 좋은 환경에서 하고 싶은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녀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계공학과에서 연구비 집행업무를 수행하던 시절, 그녀는 2009년 1월 ‘KAIST 이달의 직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특히 새해 첫 달의 직원상을 받아 행복했다고 했다. 그 행복을 기계공학과 교직원과 함께 나누고자 상금을 학과에 기부한 것이다.

그녀에게 이토록 학교에서 받은 혜택을 다시 학교에 돌려주려고 하는 이유를 묻자 그녀는 뜻밖의 이야기를 했다.

1984년 여름, 장마로 밤새 내린 비가 평소처럼 출근을 준비하던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온 동네가 물에 잠겼고, 도로는 하수구 빗물이 역류해 물바다로 변해있었다. 무릎 아래까지 물이 차,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를 업고 지대가 높은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 줬다. 가까스로 출근했지만 이미 1시간 정도 늦은 상태였다.

이 소식을 접한 윤옥영 학장(당시 기관장)은 그녀에게 서둘러 집에 돌아가 어머니를 도와 집안 정리를 하라며 그녀를 걱정했다. 그길로 퇴근한 그녀의 집에 당시 총무과장과 회계과장이 방문해 집안 상태를 둘러봤다. 지하실에 있던 연탄이 모두 물에 잠겨 쓸 수 없음을 알게 된 두 사람은 연탄 100장과 라면(박스)을 사주고, 위로금도 챙겨줬다.

그다음 날, 그녀는 한국과학기술대학(이하 KIT) 설립추진단(당시 교직원 약 50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구성원 중 교직원 3명이 수해를 입었고, 다른 교직원들이 직접 모금을 하고 집을 방문해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녀는 그날 학교 교직원들에게 받은 도움을 절대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그녀는 여전히 비가 많이 오는 날엔 그날이 떠올라 늘 감사한 마음으로 언젠가 학교에 보답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기부는 남들에게 보여 주는 것이 아닌 나의 만족이라 생각합니다.
금액이 많고 적고 문제도 아니고 시작이 중요하며,
여러분도 나눔의 기쁨을 함께 느껴 보시면 어떨까요?”

이광숙 선임행정원은 지난 1983년 10월 KIT 설립추진단 공채 1기로 입사했다. 약 1년 정도 서울에서 근무하다 대전 유성구 구성동 건물이 완공되며 대전으로 이사 왔다. ‘86학번’ 첫 입학생을 시작으로 KIT가 탄생했다. 이후 1989년에 KIT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통합해 한국과학기술원(이하 KAIST)이 됐다. 통합과 함께 그녀는 KAIST 교직원으로 근무하며 현재 연구진흥팀에서 KAIST 자체 사업 관리 총괄 업무를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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