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아이에게, 기부라는 선한 힘의 대물림

– 중앙분석센터 서희원 선임기술원

지난 2018년 한 아이와 엄마가 KAIST에 기부를 시작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중앙분석센터 서희원 기술원과 그녀의 큰아들 박준수 군. KAIST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기부를 하는 직원은 많다. 하지만 그 아들까지 함께 기부하는 경우는 그녀가 처음이다. 2008년에 KAIST 중앙분석센터와 인연을 맺어 현재까지 근무 중인 그녀는 전공을 살린 직접을 갖게 된 것은 물론 업무적으로도 행복감이 커 참 운이 좋다고 했다. 그 행복감이 기부를 시작한 동기가 된 것일까? 매일 아침 출근 준비가 설레는 직장인이면서 아들 둘이 있어 행복한 엄마라고 본인을 소개한 그녀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지난해부터 KAIST에 본인과 자녀명으로 기부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20대부터 수년간 지속적으로 어린이 후원 재단에 기부하며, 청소년 가장과 인연을 맺었었다. 아이들이 태어난 후에는 아이들 이름으로 점차 기부를 늘려갔다. 그러던 어느 날 뉴스에서 후원 단체 비리 사건이 터졌고, 오랫동안 유지해온 후원을 중단했다. 모든 기관이 다 그렇진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괜찮은 기관을 찾아 후원하고 싶었다.

다양한 후원방법을 고민하다 아이들의 입학을 기점으로 교육 관련 사업에 후원하기로 하여 KAIST에 기부를 시작했다. 둘째 아들이 입학하면 둘째 아이 이름으로 기부를 하나 더 시작할 계획이다. 내 명의로만 기부하는 것보다 아이들 이름으로 기부하면 우리 아이들이 기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사회적 책임감도 배우며 그에 걸맞은 사람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하지 않을까.

KAIST가 가족들에게도 특별한 곳인 것 같다.

큰아들과 KAIST는 참 특별한 인연이 있다.

KAIST에서 일하는 엄마 뱃속에서 잘 자라 세상에 나온 생후 15일부터 중앙분석센터를 집 드나들 듯 왔다. 출산 휴가 중에도 업무 관련으로 자연스럽게 큰아들을 업고 학교에 왔다. 이후 큰아들은 KAIST 어린이집 1회 입학생이자 1회 졸업생이 됐다. 그러다 보니, 집보다 KAIST를 더 가깝게 느끼는 듯했다. 우리 가족들에게 KAIST는 단순한 직장을 떠나 삶의 중심이자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게 해준 소중한 곳이라 특별할 수밖에 없다

기부에 대해 평소 자녀들에게 해주는 이야기가 있다면?

기부란 한 방향을 갖는 게 아니라 계속 돌아가는 원형이라고 설명해준다. 기부를 통해 혜택을 받은 사람들은 반드시 사회에 되돌려 줘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열심히 또 바르게 살아간다면 지금 하는 기부가 혜택이 되어 사회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다고 말해준다.

모든 구성원이 같을 수 없기에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라면 우리가 먼저 시작해야 한다. 비록 나 하나의 노력이 거대한 힘을 가지지는 못하겠지만, 조금씩 변화를 일으킬 방법을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고자 한다. 내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사회에서는 내 아이가 가진 행복을 모두가 느끼게 된다면 좋겠다.

기부를 통해 KAIST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길 바라시는지.

내가 KAIST에 기부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상상해봤다.

나와 같은 사람이 많아지고 학교의 기부금이 늘어나 새 건물을 짓고, 편의시설을 만들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게 되지 않을까. 하지만 나와 우리 가족들이 학교에 기부하는 이유는 조금 다르다. 내 삶을 지탱해주는 직장에 대한 감사와 더불어 내 아이가 누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갈 우리 젊은 일꾼들을 위한 응원이다. KAIST 구성원들에게만 혜택을 주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기부를 통해 만들어지는 선한 힘을 대물림하여 모두가 함께 혜택을 누릴 더 좋은 세상의 기초가 되길 바란다.

기부를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기부는 다양한 방법이 있고, 다양한 모습으로 또 다양한 동기로 시작할 수 있다.

내 삶에 있어 아낌없는 지원으로 든든한 힘이 되어주는 직장에 대한 애정이 동기가 될 수도 있고, 매일 아침 설렘을 주는 업무에 대한 감사가 동기가 될 수도 있고 또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갈 젊은 일꾼들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줄 수 있다는 기쁨이 동기가 될 수도 있다.

동기가 무엇이든 그것이 씨앗이 되어 흙에 뿌려진다면 반드시 푸른 숲이 만들어질 것이다. 누군가는 그 씨앗에 물을 줄 것이고, 반드시 잘 자랄 거라 믿는다. 나 역시 지금 그 씨앗들을 뿌리고 있고, 가족들과 함께 하나씩 더 많이 뿌리고자 한다. 그 씨앗들이 모두가 누릴 수 있는 푸른 숲이 될 먼 훗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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